상벌위원회
2007년 1월 18일
애마부인 3편인 스페인애마-이화란이 주연을 했었죠-을 보고 계단을 내려가는데, 한 남자가 이럽디다.
“역시 한국영화는 안돼!”
만족스럽게 극장을 나오던 저는 놀라서 그 남자를 쳐다봤습니다. 그는 도대체 애마부인 시리즈에 뭘 기대한 걸까요? 육체파여배우가 하는 장면이 여러번 나오고, 말도 나오고, 제목에서 예고한대로 투우를 비롯한 스페인의 거리도 나오는데 말입니다. 그리고애마부인 시리즈가 한국의 대표영화인가요? 니네 나라에서 딱 한편을 출품하라면 애마부인을 내놓을 건가요? 그게 아니라면, 스페인애마를 보고 한국영화를 판단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일까요?
<올드미스 다이어리-극장판>을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수없이 웃는 가운데 가슴이 찡하기도 했답니다. 예지원이아니면 그 역을 누가 하겠는가 싶을 정도로 그녀의 연기는 아름답기 그지없었고, 연기파로 정평이 난 조연들의 연기야 더 말할필요가 없겠지요. 드라마를 보고 안보고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이 정도면 전 정말 만족합니다. 근데 “기대치보다 실망했다”“지루하기 짝이 없었다”며 낮은 별점을 준 분들이 여럿 있더군요. 사람마다 영화에 대한 의견이 틀릴 수 있다는 걸 부정하는 건아니지만, 전 그런 분들이 재미있게 볼 영화가 과연 있을까 하는 묘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드라마를 영화화한 것이니 내용은 뻔한그 영화에 뭘 그리 큰 기대를 하셨을까 싶어서였죠. 그러고보면 저란 놈은 참 세상을 살아가기 훈련이 잘 되어 있는 것 같네요.전 말이죠, 세상일에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습니다. 뭐든지 안될 거라고 생각을 하니 정말 안돼도 실망하지 않고, 운좋게 되면 뛸듯이 기뻐합니다. 누군가를 좋아하더라도 그녀에게서 반응이 있을 거란 생각을 안하니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에 괴로워하는 법도없고요. 너무 염세적인가요, 제가? 하지만 제가 지금 세상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건, 어쩌면 염세주의에 물든 제 가치관때문이랍니다.
그런데, 이렇게 기대를 안 하고 사는 제게도 재미가 없는 영화는 도대체 어떡해야 하나요? 영화를 보는 동안 두사부일체의속편인 <투사부일체> 생각이 이따금씩 났어요. 제 영화인생 중 괜히 봤다고 후회한 베스트 5에 들 정도의 졸작인 그영화를 제가 본 이유가, 저희 집 근처 극장에서, 그것도 2개 관에서 하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올드미스다이어리>는 어땠던가요. 개봉한지 겨우 3주밖에 안되었는데 상영하는 곳은 달랑 두 군데밖에 없고, 관객이 드는 꼬라지를보고 상영 여부를 결정하려는 듯 다음주 목요일 이후의 스케쥴은 나와 있지도 않답니다. 혹시 <투사부일체>가610만인가를 동원해서 한국영화 사상 관객동원에서 10위 안에 드는 거 아세요? 허접하기로 따지면 위 영화와 쌍벽을 이룰만한<가문의 부활>이 400만을 넘긴 것도 아시나요? 그게 다 스크린 수가 워낙 많아서, 저처럼 아무 영화나 보자고 생각없이 표를 산 사람들 때문이라니까요.
예지원 씨가 제작자와 함께 직접 무대인사를 온 오늘밤, 삼성동 메가박스 10관은 이 영화를 보기 위해 추위도 무릅쓰고멀리까지 극장을 찾은 관객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우리가 어릴 때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던 ‘정의가 언제나 승리한다’는 말이맞다면, 재미있는 영화가 스크린수도 많고 관객들도 많이 들어야 하는데, 현실은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현실을 타개하는유일한 방법은 재미있다고 입소문이 난 영화는 직접 극장에 가서 관람을 해주는 게 아닐까요. 다른 영화는 모르겠지만<올드미스 다이어리>는 불법 DVD나 다운로드 대신 극장을 찾는 사람이 더 많아지기를, 그래서 최소한 한달 이상은극장에 걸려 있기를 간절히 빌어 봅니다.
2007년 1월 18일
애마부인 3편인 스페인애마-이화란이 주연을 했었죠-을 보고 계단을 내려가는데, 한 남자가 이럽디다.
“역시 한국영화는 안돼!”
만족스럽게 극장을 나오던 저는 놀라서 그 남자를 쳐다봤습니다. 그는 도대체 애마부인 시리즈에 뭘 기대한 걸까요? 육체파여배우가 하는 장면이 여러번 나오고, 말도 나오고, 제목에서 예고한대로 투우를 비롯한 스페인의 거리도 나오는데 말입니다. 그리고애마부인 시리즈가 한국의 대표영화인가요? 니네 나라에서 딱 한편을 출품하라면 애마부인을 내놓을 건가요? 그게 아니라면, 스페인애마를 보고 한국영화를 판단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일까요?
<올드미스 다이어리-극장판>을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수없이 웃는 가운데 가슴이 찡하기도 했답니다. 예지원이아니면 그 역을 누가 하겠는가 싶을 정도로 그녀의 연기는 아름답기 그지없었고, 연기파로 정평이 난 조연들의 연기야 더 말할필요가 없겠지요. 드라마를 보고 안보고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이 정도면 전 정말 만족합니다. 근데 “기대치보다 실망했다”“지루하기 짝이 없었다”며 낮은 별점을 준 분들이 여럿 있더군요. 사람마다 영화에 대한 의견이 틀릴 수 있다는 걸 부정하는 건아니지만, 전 그런 분들이 재미있게 볼 영화가 과연 있을까 하는 묘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드라마를 영화화한 것이니 내용은 뻔한그 영화에 뭘 그리 큰 기대를 하셨을까 싶어서였죠. 그러고보면 저란 놈은 참 세상을 살아가기 훈련이 잘 되어 있는 것 같네요.전 말이죠, 세상일에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습니다. 뭐든지 안될 거라고 생각을 하니 정말 안돼도 실망하지 않고, 운좋게 되면 뛸듯이 기뻐합니다. 누군가를 좋아하더라도 그녀에게서 반응이 있을 거란 생각을 안하니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에 괴로워하는 법도없고요. 너무 염세적인가요, 제가? 하지만 제가 지금 세상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건, 어쩌면 염세주의에 물든 제 가치관때문이랍니다.
그런데, 이렇게 기대를 안 하고 사는 제게도 재미가 없는 영화는 도대체 어떡해야 하나요? 영화를 보는 동안 두사부일체의속편인 <투사부일체> 생각이 이따금씩 났어요. 제 영화인생 중 괜히 봤다고 후회한 베스트 5에 들 정도의 졸작인 그영화를 제가 본 이유가, 저희 집 근처 극장에서, 그것도 2개 관에서 하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올드미스다이어리>는 어땠던가요. 개봉한지 겨우 3주밖에 안되었는데 상영하는 곳은 달랑 두 군데밖에 없고, 관객이 드는 꼬라지를보고 상영 여부를 결정하려는 듯 다음주 목요일 이후의 스케쥴은 나와 있지도 않답니다. 혹시 <투사부일체>가610만인가를 동원해서 한국영화 사상 관객동원에서 10위 안에 드는 거 아세요? 허접하기로 따지면 위 영화와 쌍벽을 이룰만한<가문의 부활>이 400만을 넘긴 것도 아시나요? 그게 다 스크린 수가 워낙 많아서, 저처럼 아무 영화나 보자고 생각없이 표를 산 사람들 때문이라니까요.
예지원 씨가 제작자와 함께 직접 무대인사를 온 오늘밤, 삼성동 메가박스 10관은 이 영화를 보기 위해 추위도 무릅쓰고멀리까지 극장을 찾은 관객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우리가 어릴 때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던 ‘정의가 언제나 승리한다’는 말이맞다면, 재미있는 영화가 스크린수도 많고 관객들도 많이 들어야 하는데, 현실은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현실을 타개하는유일한 방법은 재미있다고 입소문이 난 영화는 직접 극장에 가서 관람을 해주는 게 아닐까요. 다른 영화는 모르겠지만<올드미스 다이어리>는 불법 DVD나 다운로드 대신 극장을 찾는 사람이 더 많아지기를, 그래서 최소한 한달 이상은극장에 걸려 있기를 간절히 빌어 봅니다.
상벌위원회 부국장
서민(bbbenji@freechal.com)
서민(bbbenji@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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