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벌위원회
2006년 10월 31일
제가 스칼렛 요한슨 칭찬을 몇번 했더니
지인이 영화 <굿 우먼>을 빌려주더군요.
영화는 처음에 좀 지루하게 시작합니다만,
곧 놀라운 대사빨을 발휘하며 즐거움을 안겨줍니다.
정말이지 이 영화는 여자와 결혼에 대한 냉소적인
인용구로 써먹기 딱 좋은 말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보는 내내 이 영화 각본가가 누군지 궁금했는데
나중에 보니 원작자가 오스카 와일드.
어쩐지 그냥 내공이 아니더라니...
(하지만 스토리 전개에는 약간의 무리가 있었습니다)
근데 영화는 그런 냉소적인 대사와는 달리
상당히 따듯하고 해피하게 끝납니다.
오스카 와일드의 원작도 그랬을지,
아니면 제작자의 입김 탓이었을지는 모르겠지만
뭐 나름대로 분위기 망치지 않는 한도내에서 적절한 마무리였습니다.
포스터에서는 뭐 세기의 스캔들 운운 하는데
그런거 전혀 아닙니다.
그저 이태리 휴양지에서 노닥거리는 한가한 무리들 사이에서 일어난
약간의 소동, 그리고 두 여자의 기구한 관계
(어떻게 보자면 우리나라 드라마스러운)
뭐 그런 소소하고 잔잔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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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여자Bad Woman는 귀찮고, 착한 여자Good Woman는 따분해. 차이는 그것 뿐 이지
사람들이 경험이라고 부르는 건 대부분 실수를 말하죠.
여자는 이해받기 보다는 사랑받기를 원해요
('오페라는 로맨틱해요' 라는 말에 대한 대답)
말을 노래로 하는 것만큼 멍청한 짓도 없지. 로맨틱은 무슨
부도덕한 사람이 훨씬 더 나아
아내는 일단 배신을 당하면 똑같은 행위의 자유를 얻는 셈이죠
몰라도 되는 건 알고 싶지 않아요. 아는 게 병이거든요.
영원한 사랑은 유령 같은 거야. 다들 유령 얘기는 해도 본 사람은 없다구.
소시지와 여자는 말야. 제대로 즐기려면 준비과정을 보면 안 돼
여자가 여자를 못 믿는 건 남자 때문이예요.
여자도 여자를 못 믿고 남자도 여자를 못 믿으니 아무도 여자는 못 믿겠군요.
힌두교와 카톨릭을 섞어놓은 거랄까?
왜 결혼을 교회 제단에서 하는지 아나?
멀쩡한 사람을 제물로 바치거든
이 세상에는 두가지 비극만이 존재해.
하나는 내가 원하는 걸 남이 가진 경우,
다른 하나는 이게 정말 최악인데, 바로 결혼이지
사랑은 전쟁이야
남자는 돌격하고 여자는 저항하지
남자가 물러서면 여자는 퇴로를 막아
승산이 없어요.
짱가(jjang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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