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심한 피로를 느낄 때마다 내 손은 자연히 헤비메탈 음반으로 간다. 그것도 정통파라고 불리는 쪽으로. 술이 깨지 않을 때와는 다른 양상이다.
오늘도 이상하게 이 음반으로 손이 간다. "Mr. Crowley"는 언제 들어도 소름이 확 돋고, "Suicide Solution"은 심박수를 두배로 끌어 올려버린다. "Good Bye to Romance"와 이어지는 청아한 "Dee"까지 오지와 랜디(Randy Rhoads)의 감수성은 극에 달한다. "I Don`t Know"와 "Crazy Train"의 발랄(?)하고 힘찬 리프는 기타 좀 쳐봤다는 30대 이상의 엉아들이라면 한 번 쯤 연습해봤음직한 아이템이다.
이 음반에 실린 9곡은 오지 자신도 다시는 만들어 낼 수 없는 감동의 연속이다. Black Sabbath에서 탈퇴한 후, 자신이 꿈꾸던 어두움과 밝음이 공존하는 음악 세계를 처음으로 그리고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 음반은 1970년대와 1980년대 헤비메탈의 분기점에서 양자 모두의 기운을 내뿜는 독특한 음악을 가지고 있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
"Crazy Train"과 "No Bone Movie"를 비교해보라. 1980년대와 1970년대의 록 음악이 어떻게 변하는지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이 가운데 "Mr. Crowley"는 이전 무거움에 있어서는 1970년대의 정신을, 사운드의 신선함과 기타 연주의 유러피안 클래식적인 접근은 1980년대의 진수이다. 그래서 오지의 이 음반은 두고 두고 명반 중의 명반으로 칭해지는 모양이다.
오지, 지금 돌아보면 코메디언이 된, 공연 산업의 마이더스의 손이 된, Kiss와 함께 막 살아도 잘 사는 록 스타의 전형이다. 근데, 이 음반 만들 때도 그가 그랬을까? 이 음반이 성공하지 못했다면 그는 여전히 언더그라운드의 마왕으로 남을 수 있었을까? 그냥 늘 궁금하다.
다시 들어도 Bob Daisley의 베이스 연주는 힘이 있으면서도 섬세하게 필인을 잘 넣는다. 이상하게 이 음반 = 랜디+오지(가끔 Don Airey)의 공식으로 얘기하는데, 가만히 들어보면 베이스와 드럼의 리듬 섹션도 거의 완벽에 가깝다. Lee Kerslake는 이 후 1990년대 초반까지 계속 Uriah Heep에서 연주하다가 지금은 뭐하는 지 모르겠다.
리의 연주는 상당히 부드러운 편인데, 그의 후임자인 Tommy Aldridge가
영진공 헤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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