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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말해두자면 저는 양조위를 배우로써 정말정말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비록 광빠모드로 그의 브로마이드를 사들이고, 그의 팬싸인회를 따라다니고, 하는 등 인간 자체의 양조위를 따라잡기 위해서 난리를 친건 아니었지만, 영화배우로써 제 가슴을 떨리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제게 있어선 양조위가 유일합니다.

3대 7명으로 구성된 가족 전체가 영웅문 1,2,3부를 가장 추천 윤독도서로 읽어대는 집안에서 자란 관계로 '칠구에서 피를 흘렸다.' '혈도를 짚어 마비를 시켰다' 등의 문장을 읽으며 한글을 익혔고, 저의 가슴을 콩딱 콩딱 뛰게 했던 가상의 인물들은 아더왕도, 신데렐라도, 왕자님도 아닌 곽정, 양과, 소용녀, 사손, 장무기, 이런 인물들이 었습니다. 저는 그들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지요.

그런데 그 후 몇년이 지나 당시 중학생이던 오빠가 빌려온 의천도룡기 시리즈 한편으로 소설 속의 장무기는 '양조위'의 얼굴을 입고 현실이 되었습니다. TV에 나와서 연기하는 '배우'라는 직업이 있다는 개념이 생긴 이후, 제가 등장인물의 이름이 아닌 배우의 이름을 따로 외웠던 것도 양조위가 처음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제가 나이가 들어갊에 따라 양조위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 흐뭇한 매력을 점점 더해가면서 여전히 저의 과거가 아닌 현재를 지키고 있습니다. 참 행복한 일입니다.

사실 이 영화만 놓고 보자면 단연 압도적인 매력을 발휘하는 배우는 탕웨이입니다. 스틸사진에서 보여주는 통통하고 평범한 동양아가씨인 이 배우는 영화에서 엄청나게 입체적이고 독특한 매력을 발산합니다.

양조위라는 배우도 이(易)의 캐릭터와 완벽한 조화를 보이고 있지만, 신인 탕웨이 또한 그러합니다. 장치아즈-막부인이라는 1인 2역에 가까운 그 캐릭터 자체도 너무나 멋졌습니다만, 그것을 표현하는 그녀의 연기는 아! 정말 너무나 매력적이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이(易)'가 얘기하는 것 처럼 두려움을 모르는 눈이지요. 그리고 그 두려움 없음은 순수함에서 기인합니다. 알수 없음. 지적인 매력. 그리고 그 안에 깊숙히 자리잡은 깨어나지 않은 색끼. 그리고 그녀가 가진 농염함이란 그 안에서 교태와 천박함은 완벽히 지워내고 도도함과 순진함을 채워 넣은 것입니다. 게다가 '젊음'이라는 그 자체의 매력을 최대화 합니다. 한마디로 농염하면서도 풋풋하지요. (탕웨이라는 배우에게 하는 개인적인 바램입니다만. 혹시라도 만에 하나라도 절대 성형수술 하지 말아주세요. 그 아름다운 얼굴 유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당신은 나이가 든다해도 매력이 쇠할 스타일이 아니니까요. 그리고 양조위 처럼 우리 곁에서 오래오래 연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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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 사진으로는 이 배우의 매력이 설명이 안됩니다.


하지만 저는 양조위, 그리고 그가 연기한 이(易)에 대해서 얘기하려고 합니다. 제가 오랜동안 좋아하는 배우고, 또한 좋아하고, 가슴 떨려 하면서도 속으로 '저 좁아 터진 어깨가 뭐가 좋다고.' ,'저 알고보면 비겁한 캐릭터가 뭐가 좋다고'하면서 왜 좋은지 스스로도 의문을 가졌던 배우이기 때문에, 이(易)라는 엄청난 캐릭터를 통해서 저 스스로 양조위의 매력을 정리해 보고 싶은 건지도 모릅니다.


아....정말 이(易).라는 캐릭터는 양조위에게 알파요 오메가인 캐릭터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니까 양조위가 가진 그 오만가지 복잡미묘한 매력들을 이(易)라는 캐릭터에 모조리 녹여 넣음으로써 그 매력을 극대화시킨다고나 할까요. 영화 홍보자료에는 양조위가 그간 선한 역할만 맡아왔기 때문에 이안 감독이 캐스팅을 망설였다거나, 양조위가 "이제껏 스크린에서 한번도 볼 수 없었던 양조위를 창조해줄 것"을 주문 받고 완전히 새롭게 자신을 만들어냈다는 얘기가 나와있지만, 사실 오랜 팬인 저로써는 동의하기가 어렵습니다.

사실 양조위가 그간 선한 역할을 맡아왔다는 것에 별로 동의할 수가 없습니다. (성룡이라면 몰라도요.) 장무기는 우유부단한 성격의 소유자이며, 중경삼림의 순경은 좀 우울해 보이고, 자기중심적으로 보였고, 왕정문에게 좀 치졸해 보였습니다. 화양연화의 차우 또한 그닥 선하다기 보다는 모호한 인물에 가깝습니다. 해피투게더에서, 또 2046은 어떻고, 최근의 무간도에서는 어떻습니까. 그는 충분히 나쁜놈이거나 최소한 나쁜놈이 될 가능성이 있는 놈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어떤 의미에서 그 모호함의 매력을 더해 주는 숨겨진 이유일 수도 있겠지요. 영화 영웅은 제가 영화 자체는 안 좋아합니다마는 그 옷색깔을 신호등처럼 바뀌입고 나오면서 양조의 매력을 색깔의 다양함을 다소 원색적(?.!)으로 보여주고 있기도 하지요. 그래서 저는 오히려 이(易)가 양조위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는 캐릭터라기 보다는, 제가 보기에는 그 동안 양조위가 보여준 모든 매력들을 총망라하여 종합판으로 펼쳐 보여주는 매력의 결정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이 매력은 대단히 위험하고 치명적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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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가 선한 캐릭터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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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퇴폐미가 양조위 매력의 핵심



경고!!!이 아래부터는 영화 안 보신 분들은 읽지 마세요. 거의 줄거리 요약에 가깝습니다.

계속 읽기..


영진공 라이
Posted by Nowhere_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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