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매한 영화가 상영 취소 되었으니 야외 이벤트만 둘러볼 수 밖에 없었다.
광안대교의 아침은 밤의 아름다움과는 또 다른 밋밋한 맛이 있었다.
오늘 하루 날씨가 무척 좋으리라는 기대도 할 수 있는 해운대의 아침이란 부산 사람들이 정말 살기 좋은 환경에서 살고 있다는 부러움도 느끼게 했다. 물론 이는 해운대에 쉴 새 없이 올라가고 있는 고층 아파트의 주인들 뿐이겠지만 말이다.
PIFF PAVILION 앞에 만들어둔 모래 미술은 상당히 귀여운 작품이었다. 작년에는 여기서 '아주담담'이 이루어졌는데 올해는 이 작품으로 인해서 PAVILION이 조금 덜 붐비는 느낌을 받았다.
따가운 햇살을 피할 길 없는 booth 들 사이로 즐거운 사람들이 보였다. 영화제의 열기도 열기지만 항상 PAVILION 옆의 이 하얀 천막들은 참으로 어색한 분위기로 느껴진다. 뭔가 PAVILION과 비교되는, 뜬금없는 booth 들이랄까?
booth들 끝에 자동차 전시가 이루어지는 어처구니 없는 홍보시스템과 더불어 또 그 옆에서 기무라 타쿠야와 이병헌, 조쉬 하트넷이 등장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이 안 어울리는 해운대 백사장의 아쉬움은 아마 PIFF 2009가 개인적으로 역대 최악의 영화제라고 손꼽고 싶게 만들 정도로 통일성도, 영화제 느낌도, 그 어떤 흥분을 느낄 수 없는 어색함으로 가득한 자리였다.
예산을 줄인 건가? 아니면 담당 PIFF 마케터가 협상에 실패한 건가? 아니면 보이지 않는 중요한 부분을 위해 돈을 더 들여서 '거화취실'이라도 한 건가? 2009년 PIFF는 방문객들에게 무슨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는가?
PIFF 빌리지를 걸어다니면서 그 어떤 질문에도 답을 얻을 수가 없었다.
영진공 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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